이 책은 우리 문화재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8가지 국모를 소개하고 각각의 문화재들에 얽힌 이야기를 어린이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석가탑과 다보탑을 만든 성공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의 전설, 어머니를 부르는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에밀레종의 종소리, 오늘날의 기술로도 흉내내기 어렵다는 고려청자의 비색,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고려인들의 불심으로 완성된 해인사 팔만대장경, 동양에서 최고의 천체 관측대인 첨성대,조선시대 양반들의 일상과 풍류를 멋스럽게 보여주는 혜원 신윤복의 그림들 6백여 년에 이르는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국보 제1호 숭례문, 조선의 건국에서 쇠망까지 수많은 사적 사건들을 지켜봐 온 경복궁까지, 긴 세월 이땅을 지켜온 우ㄹ리 국보들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들은 참 흥미롭습니다
우리의 문화재에는 소중한 우리 역사가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의 화려함에는 감탄하면서도 우리의 경복궁은 무심히 보아 넘기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은 우리 문화재 나아가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목차
신라 사람들은 어떻게 별을 보게 되었을까?
- 신라의 첨성대와 신라의 첨성대와 선덕여왕(국보제 31호)
슬픈 전설을 간직한 두 탑
- 불국사 다보답 (국보제 20호)과 석가탑 (국보 제21호)
천상의 소리를 들려주는 종
-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종)
흙과 불이 만들어낸 빛깔
-고려청자(청자상감운학문매병 국보 68호)
부처님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다
- 팔만대장경 (국보 제32호)
생활의 아름다움을 그린 사람
- 혜원 풍속도첩 (국보 제135호)
우리나라의 가장 큰 성문
- 남대문 (국보 제1호)
조선왕조 오백 년의 역사가 숨쉰다.
- 경복궁 근정전 (국보 제233호)
◎ 본문중에서
하지만 신윤복의 꿈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들어 온 곳이지만 이제는 좀 더 살아 있는 여러 사람들의 생활을 표현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의 일이 끝나면 혼자 도화서에 남아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주로 길에서 만났던 여인들의 생활모습이었습니다. 그날도 창 밖을 바라보던 그는 서둘러 비단을 꺼내고 먹을 갈아 흰 비단을 한창 채워 가던 참이었습니다. 드르륵 문이 열리면서 동료 한명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평소 신윤복과 실력을 다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신윤복이 아버지 때문에 도화서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곤 했습니다. 아니, 자네 아직 집으로 가지 않고 뭘 하고 있나? 그는 신윤복을 보고 놀라 물었습니다. 작업할 게 좀 남아서. 그런데 자네야말로 이 시간에 어쩐 일인가? 아, 집에 가서 보려고 책을 빌렸는데 두고 가는 바람에 이렇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겠나, 아니, 그런데 이 그림은 뭔가? 책상 위에는 달빛 아래서 두 남녀가 만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이인 듯 보이는 남녀의 애잔한 모습이 섬세하고도 날렵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심심해서 한번 그려 본 것이네. 허험. 아니, 도화서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다니 자네 제정신인가? 그는 흥분하면서 신윤복을 나무랐습니다. (생활의 아름다움을 그린 사람 /p.74)
경 스님은 손끝에 힘을 주고 글자를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몽고의 침입에 항거하기 위해 시작된 대장경 판각에 참여한 지도 벌써 여섯 해가 훌쩍 넘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뽑혀운 수백 명의 스님들은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 냉수로 온몸을 깨끗이 한 후, 부처님의 말씀을 나무판에 새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한 줄 나란히 14자씩 세로로 23줄이나 되는 판을 새기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마련이었습니다. 어느새 이곳 강화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나뭇잎들의 색이 변하더니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갈 길은 먼데 손끝은 너무도 더디구나, 언제쯤 이 작업을 완성하여 부처님의 은덕으로 이 나라의 평안을 기원할 수 있으리오. 경 스님의 마음은 떨어지는 낙엽만큼이나 산란했습니다. (부처님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다 /p.60)
이때만 하더라도 글을 알지 못하는 백성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특히 시골 사ㅏㄻ들은 더욱 그랬지요. 시골 사람들에게는 서울 구경 한번 하는 것이 큰 자랑거리였습니다. 특히 남대문을 보고 왔다면 몇 달 동안이나 그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했지요. 동네 사람들에게 이렇게 잘난 척하면서 말이지요. 아, 내가 지난 달에 한양에 ㄷ아녀오지 않았겠나, 친구 잘 둔 덕분에 한양 구경 한번 잘 했지, 아이구, 그런데 남대문이 어찌나 크던지! 정말 멋있더구먼. 그러면, 서울에 가 본 적이 없는동네 사람들은 부러워하면서 맞장구를 쳤지요. 그렇게나 커?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나무보다 더 큰가? 아이고, 무식하기는. 두말하면 잔소리지. 자네가 보게 된다면 아마 입이 떡 벌어지고 말걸? 게다가 '남대문'이라고 쓴 글씨는 얼마나 명필이던지. 한양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달라. 자넨 한양에 친구 하나 없나? 이렇게 거들먹거리는 사람도 사실은 까막눈이 틀링벗지요. 남대문 현판에는 '남대문'이 아니라, '숭례문'이라고 적혀 있거든요. 남들이 남대문, 남대문 하니까 거기 적힌 세 글자가 '남대문'이라고 생각하넥 분명해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성문 /p.86)
◎ 작가/역자 소개
배수원
서울의 산동네에서 태어나 쭉 서울에서만 살았다. 영화, 드라마, 만화책, 남의 일기장 그리고 지하철에 붙어 있는 광고지까지 무엇이든 보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에서는 경제학과 시각디자인을 공부했고, 동양일보 신인문학상(동화)를 받았다. 어린이책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했고, 언젠가는 어린이들이 와글와글한 놀이공원을 만드는게 꿈이다
황혜영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지금은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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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배수원
